만들기 1_굴은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다. 2_쪽파는 잘게 다져놓는다. 3_1에 국간장, 식초, 다진 마늘, 깨소금과 2의 쪽파를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. (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첨가해도 된다.)
"국간장과 식초, 두 가지만 있으면 엄마의 굴무침은 뚝딱 완성돼요"
이탤리언 가정식 레스토랑 '예환'의 셰프 배예환씨. 그녀의 손맛은 사과 농사를 짓는 어머니에게 비롯된 것이다. "이것, 저것 넣고 그냥 끓이면…"이라고 설명되는 한 줄짜리 어머니 레시피지만 그 특별한 맛은 사실 요리가 직업인 배예환씨도 흉내 낼 수 없다고.
그녀가 어린 시절,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으면서 그 옆에 냄비를 올려 묵은지찜을 만들어주셨다.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담근 김치는 농사지은 예산 사과를 소로 넣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개운한 맛이 났던 것 같다고.
삼남매가 나란히 앉아 밥숟가락을 뜨면 엄마는 묵은지찜의 김치가닥을 세 등분으로 찢어 숟가락 위에 차례로 올려주었다.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요리는 굴무침. 고향 집 인근에 서해안이 있어 굴과 꼬막 요리가 자주 상에 올랐는데, 특히 굴에 국간장과 식초를 넣고 무쳐 국물이 자작했던 그 굴무침은 국수 먹듯 '후루룩'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. 행복한 표정으로 그 시절을 떠올리는 셰프의 얼굴을 보면 맛과 추억은 정확히 비례하는 듯하다.